스탠리의 도시락

영화이야기|2016. 7. 2. 09:50


철 되면 찾아오는 성룡 영화처럼 이제 인도영화는 영화제에서만 잠깐 들여다보는 마니아용 영화에서 대중영화로 자리매김 중입니다. 흥겨운 음악¸ 화려한 편집¸ 인도산 향신료를 뿌려놓은 듯한 다채로운 색감과 빼어난 영상미까지¸ 발리우드 영화는 웰 메이드의 집합입니다. 성공한 원작을 발리우드산 향료를 사용해 재탄생시키며 인도영화계는 할리우드 다음으로 손꼽히는 영화공장이 됐습니다. 마치 해외 유명 영화를 어떻게든 자국용 리메이크로 재생산해야하는 할리우드의 강박이 떠오를 정도로 산업적이기도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아미타브 밧찬이나 샤룩 칸으로 대표되는 스타영화를 넘어 우리나라에도 속속 인도산 대중영화들이 도착하고 있습니다. 


『스탠리의 도시락』은 『옴 샨티 옴』 『내 이름은 칸』 『세 얼간이』 등 최근 인기를 얻은 인도 영화들에게 빚을 지고 있습니다. 이솝우화 수준의 동화 같은 이야기는 발리우드의 유산을 기꺼이 계승합니다. 문제는 매혹적인 영상과 흥겨운 음악이 동행하지만 강렬한 스토리가 부재하다는 것입니다. 점심시간 도시락을 주제로 펼쳐지는 가슴 따뜻한 동화를 그리는 영화는 아동영화의 틀에서 벗어나지 않습니다. 


과잉이 미덕인 발리우드산 영화를 기대하고 간다면 『스탠리의 도시락』이 내미는 반찬은 조촐해 보일 것입니다. 러닝타임의 절반 이상을 교실에서만 붙박이로 진행되는 영화는 행동반경이 좁아 이야기를 더 단조롭게 보이게 합니다. 드라마의 중심 갈등인 식탐 선생과 어린 제자의 선악 구도는 반복을 거듭합니다. 톰과 제리식의 단순한 선악구도는 금세 물릴 수밖에 없습니다. 악역 선생의 비현실적인 캐릭터는 우화로 보기에도 설득력을 잃습니다. 헐거운 이야기를 음악으로 대체하려는 과잉과 감동이 부재한 슬로모션은 강박적입니다. 단순하고 착한 이야기가 항상 모자란 것만은 아닙니다. 이란 영화 『천국의 아이들』에서 3등 상품 운동화를 획득하기 위해 일부러 속도를 늦추던 남매의 모습은 슬며시 미소를 띠게 했습니다. 관객을 움직였던 이 우화 같은 이야기 작법이 『스탠리의 도시락』에서는 통하지 않습니다. 


사실 영화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마지막 십분 속에 압축되어 있습니다. 1¸200만 명의 인도 어린이들이 하루 1달러도 안 되는 일당으로 12시간 노동을 착취당한다는 현실¸ 이것이 『스탠리의 도시락』을 제작된 진짜 이유 입니다. 아동노동착취를 본론으로 하고 싶었던 영화는 당의정으로 도시락과 식탐선생 일화를 살로 붙였습니다. 불편한 진실을 말하고 싶다는 의도는 바람직합니다. 하지만 메시지가 올곧다 해도 설득력을 잃는 이야기 작법은 동화로만 보기에도 무책임합니다. 발리우드 특유의 웰메이드를 생각하고 총천연색 십이 첩 밥상 정도를 기대한다면 전체관람가용 권선징악 우화에 포만감을 느끼기는 어렵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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